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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투미에서 국경을 넘어 트라브존까지, 흑해 자전거길에서 먹고 머문 사흘

원본 영상: 9500km 자전거 타고 도착한 튀르키예... 한국인이라 하자 반응이 [자전거 세계여행36] · 김한량

김한량의 2026년 4월 7일 공개 영상 「9500km 자전거 타고 도착한 튀르키예… 한국인이라 하자 반응이」를 여행자의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날짜는 영상 속 이동 순서이며, 현행 입국 정보는 편집자가 보충했습니다.

중국 시안에서 출발해 자전거로 9,500km쯤 달려왔습니다. 이제 조지아 바투미에서 흑해를 따라 20km만 더 가면 튀르키예 국경입니다. 이스탄불이 있는 나라까지 왔다고 생각하니 긴 여행의 끝이 조금 가까워졌습니다. 이날은 국경을 넘고 다음 도시에서 쉬려 했는데, 숙소를 찾다 보니 예상보다 두 배 넘게 달리게 됐어요.

Day 1 · 출발 | 바투미 해변길에서 남은 10라리 쓰기

바투미 해안에는 자전거길이 잘 나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사람들이 달리기를 하고, 해변을 따라 높은 건물들이 이어졌어요. 이런 곳에서 여름 한두 달 동안 수영만 하며 지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전거길이 국경까지 이어졌으면 했지만 도중에 끊겨 다시 도로로 나왔습니다.

조지아 바투미의 흑해 해안에서 사르피 국경 방향으로 출발하는 자전거 경로

기존 게시물의 참고 이미지

국경 가까이에서는 폭포와 조형물을 보고 멈췄다가 주스 한 잔을 샀습니다. 조지아 돈이 딱 10라리 남아 있었어요. 오렌지주스 한 컵에 모두 쓰려니 비싸게 느껴졌지만, 어차피 국경을 넘을 참이라 남은 현금을 쓰기로 했습니다. 맛은 좋았습니다. 컵을 비우고 나니 이제 정말 조지아를 떠날 차례였어요.

Day 1 · 국경 통과 뒤 | 호파에서 달라진 물가를 실감했습니다

국경에는 트럭이 길게 서 있었지만 자전거는 보행자와 같은 동선으로 들어갔습니다. 제 자전거는 수하물처럼 처리됐고, 양국의 출입국 절차도 건물 안에서 마쳤습니다. 조지아 출국 줄에서 10분쯤 기다린 뒤에는 사진을 찍고 도장을 받는 일이 빠르게 이어졌습니다.

조지아와 튀르키예 사이 사르피·사르프 육로 국경검문소의 승객 통행 구간

기존 게시물의 참고 이미지

입국 준비 안내: 대한민국 일반여권 소지자는 튀르키예에 최대 90일까지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여권은 허용 체류기간이 끝난 뒤에도 최소 60일의 유효기간이 남아야 하므로, 90일 체류 기준으로는 입국일에 최소 150일이 남아야 합니다. 2026년 9월 18일 튀르키예 외교부 안내 기준입니다.

국경에서 심카드를 사지 않고 약 20km 떨어진 호파까지 갔습니다. 첫눈에는 작은 마을일 줄 알았는데 아파트도 있고 제법 도시 같았어요. 먼저 통신사 매장에 들렀더니 한 달 20GB 상품이 2,000리라였습니다. 현지인용으로 보이는 더 싼 가격표도 있었지만 제가 살 수 있는 상품은 달랐습니다. 사기 전 매장 와이파이로 가격을 검색해 보고 결제했어요.

그날 숙박 앱에 뜨는 호파 호텔도 생각보다 비쌌습니다. 조지아에서는 숙박비 부담이 적었는데 국경 하나를 넘자 지출이 확 늘었습니다. 아직 오후 4시였고, 바닷가를 더 달리고 싶기도 해서 다음 마을로 가기로 했습니다.

Day 1 · 저녁 | 아르데셴의 ‘선생님의 집’과 첫 케밥

가는 길에 현금을 뽑고, 비교적 저렴하다는 ‘선생님의 집’을 찾아봤습니다. 처음 찾아간 곳은 지도와 현장이 달라 머물지 못했어요. 주변에서 고를 만한 숙소도 비싸 다시 15km를 이동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아르데셴에서는 드디어 실제 건물을 찾았습니다.

튀르키예 아르데셴에서 자전거 여행자가 숙박을 확인할 수 있는 자전거 친화 숙소

기존 게시물의 참고 이미지

여권을 보여주고 1박 1,200리라에 묵었습니다. 교사는 아니었지만 이날은 투숙할 수 있었고 카드 결제도 됐어요. 방에 올라가 보니 평범한 호텔처럼 잘 갖춰져 있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국경만 넘고 40km 정도 달리려던 날에 89km를 탔습니다.

저녁은 케밥으로 정했습니다. 튀르키예 첫날이니까 한번 제대로 먹어보고 싶었어요. 소고기와 닭고기를 섞어 주문했더니 접시가 아주 풍성했습니다. 고기 옆에는 감자튀김과 밥, 빵과 고추까지 나왔고, 먼저 내준 채소도 곁들여 먹었습니다. 채소가 신선해서 계속 손이 갔습니다.

고기는 종류마다 달랐고, 둥글게 빚은 것은 떡갈비가 떠오르는 맛이었습니다. 닭고기도 맛있었어요. 지금까지 먹던 케밥과는 다르게 느껴져 한입씩 번갈아 먹었습니다. 음료로 고른 아이란은 요구르트에 소금을 더한 듯 짭짤했고, 마지막에는 차갑고 달콤한 푸딩 같은 디저트까지 나왔습니다.

계산서는 990리라였습니다. 메뉴를 볼 때는 600리라 정도를 생각했는데 더 비싼 메뉴를 골랐던 모양입니다. 첫날은 추천받는 대로 먹어봤으니, 다음 끼니부터는 가격도 좀 더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Day 2 · 오전과 점심 | 아침을 먹고 출발해 흑해 앞 생선빵으로

숙소에 조식이 포함돼 있어 알람을 맞추고 일어났습니다. 평소에는 체크아웃할 때쯤 일어나곤 하는데 이날은 아침을 챙겨 먹었어요. 길을 나서기 전에는 학교 쪽 아이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아는 한국 문화 이야기를 건네며 반겨줬습니다. 새 나라의 첫인상이 좋았습니다.

트라브존까지는 약 120km가 남았습니다. 겨울옷만 가지고 있어 큰 도시에 가면 반팔과 반바지도 사려고 했어요. 길이 좋아 처음에는 시속 20km대 초중반으로 달렸지만, 맞바람이 불자 속도가 절반쯤으로 떨어졌습니다.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가 분리된 자전거길이 나오니 반가웠습니다. 중간 마을의 바닷가에는 벤치와 화로도 놓여 있어 사람들이 쉬어가기 좋아 보였어요.

점심은 흑해가 보이는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창밖이 잘 보이는 자리를 골라 앉았고, 직원이 창문까지 내려줬습니다. 유리를 사이에 두지 않고 바다를 보니 훨씬 좋았습니다. 번역한 메뉴 이름이 ‘생선빵’이라 궁금해 주문했는데, 빵 안의 생선이 생각보다 컸어요.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가격은 400리라였습니다.

계산하고 떠나려는데 차를 권해 주셨습니다. 괜찮다고 했더니 직접 사주는 것이니 마시고 가라고 하셨어요. 차까지 마시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트라브존은 아직 약 70km 남아 있었지만, 꼭 이날 도착해야 한다고 정해두지는 않았습니다.

Day 2 · 저녁 | 비를 맞고 도착한 트라브존

오후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흑해 옆을 자전거로 달리며 비를 맞는 일도 여행의 한 장면 같아 한동안은 즐거웠어요. 다만 어둑해질 무렵에는 트라브존까지 15km가 남아 조심해서 달렸습니다. 이날 주행거리는 129km였습니다.

흑해 해안도로를 따라 도착한 튀르키예 트라브존의 도시와 해안

기존 게시물의 참고 이미지

트라브존의 ‘선생님의 집’은 제가 찾은 저렴한 호텔보다 비쌌습니다. 이번에는 가격을 보고 호텔을 골랐어요. 방은 기본적인 것만 갖춰져 있었고 화장실은 방 밖에 있었습니다. 전용으로 쓴다는 안내를 받았고, 우선 씻고 옷과 짐에 묻은 진흙부터 정리했습니다.

저녁에는 ‘메이하네’라는 튀르키예식 선술집에 갔습니다. 식당이 모여 있는 골목부터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안주인 메제가 다양하게 놓여 있어 생선과 육류를 하나씩 골랐습니다. 생선은 짭짤하고 치즈 같은 맛이 났고, 간으로 보이는 육류 안주는 간이 잘 맞아 제 입에는 더 좋았습니다. 가격은 높게 느껴졌지만 음악이 계속 나오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Day 3 · 시내 산책 | 겨울옷 대신 축구 유니폼을 샀습니다

다음 날 같은 골목을 낮에 걸으니 시장 분위기였습니다. 사람이 정말 많았고, 좁은 길을 따라 옷과 장신구가 진열돼 있었어요. 빵집에서는 냄새가 솔솔 났습니다. 전날 비를 맞고 들어올 때와는 또 다른 도시였습니다.

급하게 입을 옷을 찾다가 트라브존 축구팀 유니폼을 샀습니다. 반바지는 아직 잘 보이지 않아 우선 상의만 골랐어요. 시장을 나오다 컵에 담아 파는 옥수수도 하나 먹었습니다. 소금과 케첩을 뿌린 익숙한 맛이었는데, 손에 묻히지 않고 떠먹을 수 있어 편했습니다. 한 컵 100리라였습니다.

바투미를 떠나 국경을 넘고 이틀 동안 218km를 달렸습니다. 숙소와 식사 가격에는 몇 번 놀랐지만, 차를 권해주고 한국 이야기를 건네던 사람들 덕분에 다음 길도 기대됐습니다.

같은 구간을 준비하신다면

이 여정의 실제 숙박 순서는 아르데셴 1박 → 트라브존 숙박 → 다음 날 시장 산책입니다. 바투미에서 아르데셴까지 89km, 다음 날 트라브존까지 129km는 당시 주행 기록입니다. 해안도로 중에는 차도 주행 구간과 자전거길이 섞여 있습니다.

촬영 당시 직접 지불한 항목금액
조지아 국경 앞 오렌지주스 1잔10라리
호파 심카드 · 한 달 20GB2,000리라
아르데셴 숙소 1박 · 조식 포함1,200리라
첫날 케밥 식사 총액990리라
둘째 날 생선빵400리라
트라브존 옥수수 1컵100리라

금액은 2026년 4월 7일 공개 영상의 촬영 당시 지출입니다. 튀르키예 항목의 위 소계는 4,690리라이며, 트라브존 숙박·메이하네·옷값 등은 제외돼 있습니다. 전체 여행비가 아닌 일부 지출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