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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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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들어온 날 처음 시켜 본 민음사 모카번

밤 10시 반 넘어서 원룸 들어왔음. 헬스 가는 날도 아닌데 퇴근이 밀렸고, 인덕션 켜는 순간부터 설거지 생각날 게 뻔했음. 싱크대가 좁아서 프라이팬 하나만 올려놔도 조리대가 사라짐. 냉장고 문은 괜히 열어봤음. 야채칸 구석에서 정체불명의 봉지 하나 나왔는데 언제 넣었는지 기억 안 남. 안쪽에 물이 좀 맺혀 있어서 확인 포기하고 다시 묶어둠 ㅋㅋ 내일의 내가 처리할 예정임.

배달비 아까워서 웬만하면 해 먹는 편인데 이날은 편의점 배달 켰음. 모카번 하나만 보고 켠 건 아니고 집에 생수도 거의 떨어져 있었음. 생수 묶음 들고 계단 올라가는 것보다 배달비 내는 쪽이 이날은 덜 억울했음. 처음 담아본 건 GS25 민음사 모카번(우유크림)이었음. 3,700원. 이름 때문에 일단 눈에 걸렸음. 모카번을 굳이 배달까지 해서 먹어야 하나 잠깐 고민했는데, 이미 손가락은 결제 누르고 있었음.

배달 기다리는 동안 씻으면 타이밍 꼬일 것 같아 세탁물만 걷었음. 양말 한 짝이 안 보였는데 찾으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찾는 건 접었음. 원룸에서 양말이 어디로 사라지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음.

봉지 열었을 때 모카 향은 생각보다 얇았음. 커피 맛 진한 번 기대했다면 조금 약하게 느껴질 듯함. 첫입은 빵 쪽 단맛이 먼저 났고, 우유크림 닿는 부분부터 단맛이 확 올라왔음. 가장자리만 먼저 먹으면 살짝 펍펍했는데 크림 있는 쪽과 같이 먹으니 괜찮았음. 배달 온 뒤 바로 뜯었는데 빵이 좀 차가웠음.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크림 상태가 애매해질 것 같아 그냥 먹었음.

겉은 바삭한 번보다 부드러운 쪽이었음. 책상에서 먹었는데 가루가 생각보다 안 날렸음. 이건 좀 편했음. 크림이 한입마다 고르게 잡히지는 않아서 중간에 단맛이 몰리긴 했음. 생수를 같이 주문하길 잘했다 싶었음.

단백질 위주로 먹는다고 해놓고 저녁을 빵 하나로 끝냈음. 평소면 계란이라도 구웠을 텐데 팬 꺼내는 순간 그릇까지 나오는 게 싫었음. 모카번 반쯤 먹고 물 마시니 일단 배는 조용해졌음. 나머지 반은 냉장고에 넣어두려다가, 한 번 넣으면 안 꺼낼 것 같아서 마저 먹었음. 이런 단 건 남기면 다음 날 더 손이 안 감.

3,700원 주고 다시 고르냐고 물으면 좀 애매함. 모카 향이 세거나 크림이 개많은 스타일은 아님. 느끼한 건 싫은데 단건 땡기는 날, 하필 편의점 배달 켰을 때라면 한 번쯤 다시 담을 듯함. 빵 하나 먹자고 배달 켰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열심히 추천할 정도는 아님.

다 먹고 나니 싱크대는 비어 있었음. 설거지 안 나온 건 만족스러웠음. 야채칸 봉지는 아직 그대로임. 아침에 냉장고 문 열면 다시 마주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