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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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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요리 뚝딱이형 얼큰 선지 해장국, 된장·멸치액젓·고추기름이 국물 맛을 살리는 비법

첫 숟갈은 생각보다 묵직했음. 얼큰한 빨간 국물인데 고춧가루 매운맛으로만 밀어붙이는 쪽은 아니었음. 선지는 탱글하고 우거지랑 콩나물은 씹을 게 있어서, 국물만 퍼먹다 끝나는 느낌도 덜했음. 밥 없어도 건더기 건져 먹는 동안 꽤 든든했음.

전날 술을 많이 마신 날보다 배달비 내기 싫고 뜨거운 국밥이 당긴 저녁에 더 잘 맞았음. 다만 시작부터 설거지 적게 나오는 메뉴는 아님. 이건 미리 각오해야 함.

첫 숟갈은 빨갛고 끝맛은 묵직했음

첫입에서 된장 냄새가 먼저 날 줄 알았는데 고추기름 향이 앞에 왔고, 뒤에 국물 맛이 진하게 남았음. 마지막에 들어간 선지는 퍼지지 않았고 콩나물은 국물 사이에서 아삭했음.

된장국 될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음

된장을 물에 풀어 소고기부터 푹 끓이는 구성이 의외였음. 된장찌개처럼 된장 맛이 튀는 게 아니라 소고기와 우거지를 받쳐 주는 바탕에 가까웠고, 멸치액젓과 국간장이 들어가니 짠맛만 앞서지 않았음.

장바구니부터 평소 해장국과 다름

마트 세일 스티커 붙는 시간에 맞춰 간 김에 소고기는 반듯한 살코기 대신 근막과 자투리가 섞인 걸 골랐음. 선지, 삶은 우거지, 콩나물까지 담고 나니 집에서 대충 라면 끓이는 날과는 장바구니 모양부터 달라졌음.

한눈에 보기
조리시간약 60분
분량3인분
1인분 칼로리1016 kcal
  • 소고기 (근막 및 자투리) 500g
  • 물 1.5l
  • 식용유 3큰술
  • 다진 생강 0.5큰술
  • 소지방 약간
  • 대파 220g
  • 무 150g
  • 삶은 우거지 300g
  • 소고기 다시다 0.5큰술
  • 콩나물 500g
  • 선지 500g
  • 청양고추 30g
  • 고추기름 적당량
  • 된장 2큰술
  • 고춧가루 5큰술
  • 멸치액젓 2큰술
  • 국간장 3큰술
  • 다진 마늘 2큰술
  • 후추 약간
  • 소금 0.6큰술

펼쳐 놓으면 많아 보이는데 막상 먹을 때는 각자 티가 났음. 무는 부드럽게 씹혔고 콩나물은 아삭함이 남았음. 우거지는 국물을 잔뜩 머금어서 건더기 먹는 맛을 채웠음. 청양고추는 끝에 남는 매운맛을 올리는 쪽이라 취향 따라 판단하면 될 듯.

귀찮아도 기름 내는 장면은 못 건너뜀

국물 맛을 가른 건 고춧가루 양보다 기름을 따로 다루는 장면이었음. 그 전에 근막과 자투리가 붙은 소고기를 된장 푼 물에 푹 끓였는데, 콜라겐이 녹은 국물이 맑게 툭 떨어지기보다 입안에 살짝 붙는 쪽이 됐음. 된장을 마지막 간처럼 넣는 게 아니라 고기 육수 바닥에 미리 깔아 둔 이유가 여기서 보였음. 처음 맛봤을 때는 얼큰함 없는 투박한 고깃국에 가까웠고, 뒤에 들어갈 기름 자리가 비어 있는 느낌이었음. 식용유에 다진 생강과 소지방을 튀기듯 볶은 장면은 좀 귀찮아도 건너뛰기 어려웠음. 향이 기름으로 넘어온 뒤 건더기를 걸러내니 생강 조각이나 지방 덩어리는 남지 않고 기름만 깔끔했음. 거기에 대파와 고춧가루를 넣고 약불로 볶는데, 빨리 끝내겠다고 불을 올리면 고춧가루부터 태울 것 같았음. 대파가 기름을 먹기 시작하니 팬 안이 갑자기 뻑뻑해져 손을 놓을 틈이 없었음. 고춧가루가 뭉친 곳을 계속 풀면서 색과 냄새를 보고 불을 조절했음. 생고춧가루 냄새가 누그러지고 붉은 기름이 대파에 배었을 때 멈추니, 국물 위에 뜬 고추기름에서 매운맛보다 대파와 생강 향이 먼저 닿았음. 완성된 베이스도 그냥 빨간 기름이 아니라 대파마다 기름과 고춧가루가 붙은 상태였음. 육수에 들어가자 기름만 겉돌지 않고 국물 전체가 붉어졌음. 여기서 국물을 떠먹어 보니 고춧가루의 거친 가루감이 혀에 따로 남지 않았고, 기름만 입술을 덮는 느낌도 덜했음. 국물을 뜰 때마다 붉은 기름과 대파가 같이 올라와 첫 숟갈과 다음 숟갈의 인상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 팬을 따로 꺼내고 계속 저은 이유를 먹을 때 납득하게 됨. 된장 육수의 묵직함이 아래에 남고 붉은 기름이 첫입을 여는 구성이었음.

만드는 법

    1. 소고기 겉면에 있는 근막과 힘줄이 섞인 자투리 부위를 준비하여 가위나 칼을 이용해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잘라줍니다.
    1. 압력솥에 물 1.5L를 붓고 된장 2큰술을 잘 풀어준 뒤, 손질한 고기를 모두 넣고 뚜껑을 닫아 20분간 푹 끓여 육수를 만듭니다.
    1. 팬에 식용유 3큰술을 두르고 다진 생강 0.5큰술과 소지방을 넣어 튀기듯이 볶아 기름에 향을 충분히 입힌 뒤 건더기는 체로 걸러 버립니다.
    1. 향이 밴 기름에 큼직하게 썬 대파 220g과 고춧가루 5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타지 않게 저어가며 볶아 고추기름 베이스를 만듭니다.
    1. 압력솥의 압력을 뺀 뒤, 볶아진 대파 베이스가 담긴 팬에 끓여둔 소고기와 육수를 모두 부어줍니다.
    1. 나박하게 썬 무 150g과 삶은 우거지 300g을 넣고 국물이 어우러지도록 함께 끓여줍니다.
    1. 멸치액젓 2큰술, 국간장 3큰술, 소고기 다시다 0.5큰술, 다진 마늘 2큰술, 후추를 넣어 감칠맛과 기본적인 간을 더합니다.
    1. 간을 보고 부족한 간은 소금 0.6큰술로 맞춘 뒤, 콩나물 500g을 듬뿍 넣어 시원한 맛이 우러나도록 끓입니다.
    1. 마지막으로 선지 500g을 먹기 좋게 떼어 넣고 다진 청양고추를 취향껏 뿌려 한소끔 더 끓여 완성합니다.

레시피 팁

근막과 자투리 고기를 사용하면 콜라겐이 녹아나와 국물이 훨씬 녹진해집니다. 압력솥이 없다면 물을 계속 보충해가며 1시간 이상 푹 끓여주어야 고기가 부드러워집니다. 생강과 소지방을 먼저 볶아 기름에 향을 입힌 뒤 건져내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의 고추기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선지는 마지막에 넣어 살짝만 더 끓여야 식감이 탱글탱글하게 유지됩니다. 영상에서는 선지를 넣지 않은 우거지 해장국 버전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지방 건더기 걸러낼 체 찾느라 서랍을 다 뒤집었고 결국 설거지가 예상보다 늘었음. 이 메뉴 앞에서 원팬 타령은 접었음 ㅋㅋ 평소처럼 양념 대충 붓다가 국물 한 솥 망치면 처치가 더 골치라 이번엔 얌전히 따라감. 압력 빼는 순서나 양념 비율을 눈대중으로 넘기기엔 재료가 아까웠음. 단계별 사진과 영상은 원본 레시피 조리 과정에 있어서 그쪽 보고 따라 했음.

먹을 때는 된장 자체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음. 멸치액젓도 비린 쪽보다 국물 간을 붙잡는 쪽이었고, 위에 도는 고추기름 향이 첫입을 얼큰하게 만들었음. 아쉬운 건 선지 특유의 탱글한 조직감임. 이 식감을 안 좋아하면 건더기 비중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소지방과 기름이 들어간 국물도 끝까지 가볍지는 않았음.

소고기와 선지에 기름까지 들어가니 느낌만으로 가벼운 한 끼라고 말하긴 어려웠음. 먹고 나서 영양이랑 재료비가 어느 정도인지 표로 다시 확인했음.

1인분 기준 영양성분 · 가격 (3인분 레시피, recipio 계산)
칼로리1016 kcal
탄수화물36.5 g
단백질103.2 g
지방59.6 g
당류11.6 g
나트륨4795 mg
재료비약 31,059원 (3인분 전체)
사 먹으면약 40,377원

손 가는 국이라 자주 해 먹기는 빡셈. 그래도 배달 해장국 말고 건더기 제대로 든 뜨거운 국이 당기는 날이면 다시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