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찜은 대충 한 냄비에 몰아넣으면 끝날 것 같은데 은근히 결과가 갈렸음. 고기는 퍽퍽하고 두부는 물러지고, 국물은 맵기만 한 날이 생김. 배달시키자니 가격도 아깝고 남은 묵은지는 계속 냉장고 자리만 차지해서 결국 이 항정살 김치찜으로 처리해 봤음.
이번 방식은 고기랑 두부를 먼저 굽는 수고가 들어감. 대신 그 수고가 완성됐을 때 바로 티 났음. 걍 끓인 김치찜이랑 식감부터 달랐고, 묵은지 국물도 된장과 들기름 덕에 한 겹 두꺼워진 느낌이었음.
장보기부터 만만한 메뉴는 아니었음
항정살이 주인공이라 아무 돼지고기나 집어 드는 메뉴보다는 재료값이 걸림. 묵은지도 충분히 익은 걸 구해야 해서 냉장고에 있는 김치 상태부터 봐야 했음. 김치가 덜 익었으면 바로 시작하기보다 실온에서 더 익힌 뒤 쓰는 편이 낫다고 함.
양념은 집에 있던 게 많았지만 멸치액젓, 국간장, 된장까지 하나라도 빠져 있으면 장바구니가 금방 불어남. 충동구매한 주방 도구는 서랍에서 자고 있는데 정작 이런 기본 양념은 떨어져 있었음. 필요한 건 아래에 모여 있음.
| 조리시간 | 약 45분 |
|---|---|
| 분량 | 3인분 |
| 1인분 칼로리 | 465 kcal |
- 항정살 1.2kg
- 두부 300g
- 묵은지 1.5kg
- 김치국물 200ml
- 물 800ml
- 양파 200g
- 멸치 다시다 0.2큰술
- 대파 150g
- 청양고추 20g
- 김치 적당량
- 멸치 적당량
- 코인 육수 적당량
- 소고기 적당량
- 된장 0.5큰술
- 고춧가루 5큰술
- 국간장 2큰술
- 멸치액젓 2큰술
- 설탕 0.5큰술
- 다진 마늘 2큰술
- 들기름 1큰술
먼저 굽는 수고가 결과를 바꿨음
통항정살 겉을 먼저 노릇하게 잡고 빼뒀음. 속까지 익히려 들면 뒤에서 푹 끓일 때 질겨질 수 있어서 겉면만 보는 게 편했음. 고기에서 나온 기름을 버리지 않고 두부를 구운 것도 꽤 중요했음. 두부 겉이 단단해져서 나중에 국물 속에 들어가도 쉽게 부서지지 않았음.
여기서 설거지 줄이겠다고 접시를 안 쓰고 구운 고기를 팬 한쪽에 억지로 세워 뒀다가 다시 굴러 들어왔음. 결국 접시 꺼냄 ㅋㅋ 원팬에 집착할 구간은 아니었음.
묵은지와 고기를 끓일 때 된장이 들어가니 돼지고기 냄새가 덜 거슬리고 국물이 가볍게 흩어지지 않았음. 된장 맛이 앞에 튀는 형태는 아니었음. 마지막에 두부와 대파, 청양고추를 올리고 들기름으로 마무리하니 묵은지의 신맛 끝이 둥글게 정리됐음. 멸치 계열로 부족한 간을 맞추는 이유도 국물을 너무 무겁게 만들지 않으려는 쪽이었음.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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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에 통항정살을 올리고 겉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가볍게 구워줍니다. 나중에 푹 끓일 예정이므로 속까지 다 익히지 않아도 되며, 구운 고기는 잠시 따로 빼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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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정살에서 나온 기름에 두부를 넣고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냅니다. 이렇게 구운 두부는 나중에 김치 양념을 더 잘 흡수하여 훨씬 맛있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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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에 잘 익은 묵은지 한 포기를 넣고 가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줍니다. 덜 익은 김치라면 실온에 반나절 정도 두어 익힌 뒤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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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위에 구워둔 항정살을 모두 올린 뒤 김치국물 200ml와 물 800ml를 넉넉히 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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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장 0.5큰술, 고춧가루 5큰술, 국간장 2큰술, 멸치액젓 2큰술, 설탕 0.5큰술, 다진 마늘 2큰술을 넣어 양념합니다. 된장을 넣으면 국물의 바디감이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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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 썬 양파를 넣고 뚜껑을 연 상태에서 중약불로 30분간 푹 끓여줍니다. 김치와 고기에서 맛이 충분히 우러나오도록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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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분 후 간을 보고 부족하면 멸치 다시다나 코인 육수를 추가해 입맛에 맞게 조절합니다. 소고기 다시다보다 멸치 계열이 국물 맛을 깔끔하게 유지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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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워둔 두부, 대파, 청양고추를 올리고 들기름 한 바퀴를 크게 둘러줍니다. 뚜껑을 덮고 5분간 더 끓여 마무리합니다.
레시피 팁
두부를 기름에 구워서 넣으면 식감이 단단해지고 김치 양념을 훨씬 잘 흡수합니다. 된장을 소량 넣으면 돼지고기의 잡내를 잡고 국물의 깊은 맛을 살려주는 비법이 됩니다. 간을 맞출 때 소고기 다시다보다는 멸치 다시다나 코인 육수를 사용해야 국물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고 시원합니다. 김치가 덜 익었다면 실온에 반나절 정도 두어 충분히 익힌 후 조리해야 깊은 맛이 납니다.
양념 비율은 예전에 눈대중으로 갔다가 짜게 만든 적 있어서 이번엔 그대로 봤음. 단계별 사진과 영상 보고 따라가는 게 빠름. 특히 고기 굽기를 어디서 멈추는지랑 두부 넣는 시점을 같이 볼 수 있음.
한 숟갈보다 건더기에서 차이가 컸음
완성된 항정살은 살코기만 쓴 김치찜보다 부드럽고 기름진 쪽이었음. 묵은지의 산미가 그 기름을 받아서 첫입은 꽤 세게 들어오는데 계속 느끼하게 남지는 않았음. 고기를 젓가락으로 누르면 결이 쉽게 갈라졌고 묵은지에 싸 먹었을 때 신맛과 고소한 맛이 번갈아 왔음. 국물만 먹으면 된장이 바닥을 받치고, 끝에 들기름 향이 짧게 붙었음. 된장을 넣었다고 색이나 향이 확 바뀌는 게 아니라 매운 양념 뒤쪽에 묵직함이 남는 정도였음. 재료 이름만 보고 된장찌개처럼 될까 걱정했는데 그런 맛은 아니었음. 김치국물만 센 김치찜보다 맛이 오래 남아서 밥 없이 건더기만 집어 먹어도 심심하지 않았음.
구운 두부가 ㄹㅇ 괜찮았음. 겉은 흐물거리지 않고 안쪽은 김치국물을 먹어서 고기 사이에 집어 먹기 좋았음. 두부를 바로 넣었다면 이 식감은 안 나왔을 듯함. 겉면에는 팬에서 구운 자국이 남고 안에는 국물이 들어가서 한 조각 안에서도 질감이 나뉘었음. 항정살만 계속 먹을 때보다 두부를 사이에 끼우니 입안이 덜 기름졌음. 청양고추와 대파는 기름진 뒷맛을 끊어 주는 쪽이라 빼지 않는 편이 나았음. 마지막의 들기름은 많이 떠먹는 국물보다 묵은지와 고기에 얇게 묻었을 때 존재감이 더 잘 느껴졌음.
아쉬운 건 항정살 자체가 싸게 양을 채우는 부위는 아니라는 점임. 묵은지까지 새로 사야 하면 평일 한 끼 치고 부담이 생김. 냉장고에 잘 익은 묵은지가 있고 항정살을 괜찮은 가격에 구했을 때 해 먹는 게 현실적임.
먹고 나니 생각보다 묵직했음. 대충 느낌으로 넘기기보다 영양과 비용은 표로 확인하는 편이 맞음.
| 칼로리 | 465 kcal |
|---|---|
| 탄수화물 | 77.5 g |
| 단백질 | 176.9 g |
| 지방 | 167 g |
| 당류 | 35.9 g |
| 나트륨 | 9054 mg |
| 재료비 | 약 67,666원 (3인분 전체) |
| 사 먹으면 | 약 87,966원 |
기다릴 가치는 있었음
불 앞에서 계속 손대는 메뉴는 아니지만 끓는 동안 바로 먹을 수 없다는 건 감수해야 함. 대신 항정살과 묵은지, 구운 두부를 같이 집었을 때 들인 시간은 납득됐음.
묵은지 남았을 때는 또 해 먹을 생각 있음. 항정살 가격부터 보고 장바구니에 넣을 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