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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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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불 쓰기 싫은 날 콩나물국 vs 콩나물 냉국 만들어본 후기

오늘 진짜 더웠음. 아침에 창문 열자마자 후끈한 공기 훅 들어와서 바로 도로 닫음. 이런 날 가스불 앞에 서 있는 거 자체가 고역이라 뭐 해먹을지 한참 고민함.

헬스 갔다 오니까 배는 고픈데 무거운 건 싫고, 배달비 아까워서 그냥 냉장고 파먹기로 함. 마침 콩나물 한 봉지가 눈에 띔.

더워 죽겠는 날 하필 콩나물국이 땡긴 이유

헬스장에서 땀 한바가지 빼고 오면 그날은 뭘 먹어도 짜증이 남. 무겁고 기름진 건 소화도 안 되고, 그렇다고 닭가슴살만 씹기엔 오늘따라 손이 안 감. 단백질 챙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같은 걸 먹으면 질림. 운동 끝나고 원룸 문 열면 훅 끼치는 열기부터가 벌써 식욕을 반쯤 깎아먹는 느낌임.

콩나물은 사실 지난주 장 볼 때 반찬으로 무쳐 먹으려고 산 건데 정작 손이 안 가서 냉장고 구석에서 계속 버티고 있었음. 봉지 안이 살짝 물러진 것 같아서 슬슬 처리는 해야 하는데 뭘로 할지 감이 안 잡히다가, 국으로 끓이면 한 번에 해결되겠다 싶어서 결정함.

원룸에 인덕션 하나뿐이라 요리랄 것도 별로 못 함. 웍 하나로 볶음 요리 하거나 냄비 하나로 국 끓이는 게 한계인데, 국은 그나마 실패할 확률이 낮은 축임. 재료 넣고 끓이면 어지간해선 먹을 만하게 나옴. 불 하나짜리 미니 주방에서 뭘 여러 개 동시에 못 하니까 이런 단순한 메뉴가 결국 답이 됨.

예전에 한 번 콩나물국 끓여본 적 있는데 그때는 간을 완전 눈대중으로 하다가 짜서 낭패 봤던 기억이 있음. 물 붓고 희석시켜서 겨우 먹을 만하게 만들었던 게 아직도 생생함. 이번엔 그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좀 더 신경 써서 하기로 함.

그러다 문득 이왕 끓이는 거 두 가지로 먹어보자는 생각이 듦. 뜨거울 때 한 그릇 먹고, 남는 건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차갑게 냉국으로 바꿔서 먹는 거. 어차피 더운 날이니까 후반전은 시원한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판단함. 한 번 끓여서 두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도 은근 크게 작용함.

생각해보면 콩나물 살 때도 딱히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고, 마트에서 유독 값이 싸게 붙어 있길래 무심코 집어온 거였음. 그때는 반찬으로만 생각했지 국까지 갈 줄은 몰랐음. 냉장고 정리도 할 겸, 오늘은 그 봉지를 끝장내기로 마음먹음.

냉장고에서 계속 버티고 있던 콩나물 처리기

콩나물 다듬는 거 은근 손이 많이 감. 꼬리 떼고 씻고 물기 빼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림. 처음엔 대충 하려다가 결국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함. 싱크대 앞에 서서 콩나물을 씻는데 물소리만 계속 들리는 게 은근 명상하는 기분도 들고, 이 부분에서 시간 꽤 잡아먹음.

환기하려고 창문 열었다가 미세먼지 뜨는 거 보고 다시 닫음. 더운 것도 짜증나는데 공기까지 안 좋으면 진짜 답 없음. 그냥 에어컨 틀고 실내에서 해결하기로 함.

재료는 대충 이 정도 준비함.

  • 콩나물 350g
  • 대파 0.3대
  • 멸치다시마육수 1500ml
  • 얼음 200g
  • 양념·소스: 국간장, 다진마늘, 맛소금, 후추, 식초 (정확한 비율은 원문 레시피에)

양념류는 계량하기 은근 애매함. 큰술이니 작은술이니 하는 게 매번 감이 다르게 잡혀서 결국 눈대중이 되는 경우가 많음. 계량스푼도 어디 뒀는지 못 찾아서 그냥 숟가락으로 대충 떠 넣음. 이번엔 그래도 최대한 맞춰보려고 함.

육수는 따로 우려내기 귀찮아서 미리 사둔 멸치다시마 육수팩 활용함. 직접 우리면 더 낫다는 건 알지만 그럴 시간도 체력도 없음. 냄비에 물 붓고 팩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까 이 정도 타협은 항상 함.

도마도 하나뿐이라 대파 썰 때랑 콩나물 다듬을 때랑 자리를 번갈아 써야 함. 좁은 싱크대 위에서 그릇이랑 도마랑 다 늘어놓고 하다 보면 어느새 주방이 난장판 됨. 이 좁은 공간에서 뭘 하나 만들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건데, 재료 가짓수 하나만 늘어도 동선이 확 꼬임.

끓이는 동안 있었던 일

냄비에 콩나물이랑 육수 넣고 뚜껑 열어둔 채로 끓임. 콩나물 특유의 비린내가 확 올라오다가 어느 순간 훅 날아가는 느낌 나는데, 그 타이밍 놓치면 국물이 좀 탁해지는 것 같음. 간 맞추는 것도 매번 감으로 하면 결과가 다르게 나옴. 정확한 양념 비율 보고 따라하는 게 훨씬 나음.

국으로도 먹고 냉국으로도 먹어본 후기

뜨거운 상태로 한 그릇 먹었을 때는 국물이 맑고 깔끔함. 콩나물 아삭한 식감도 살아있고, 속이 편한 느낌이 확실히 있음. 헬스 갔다 온 날 먹기엔 부담 없어서 나쁘지 않았음. 국물 한 숟갈 뜨자마자 뜨거운 게 목 넘어가는데 더운 날씨랑은 별개로 이건 이거대로 시원한 느낌이 남. 콩나물 특유의 아삭거리는 소리가 씹을 때마다 은근 계속 남는데 그게 생각보다 만족감이 큼.

문제는 냉국으로 바꿨을 때. 식초 넣고 얼음 넣어서 차갑게 만들었는데, 간이 뜨거울 때 기준으로 맞춰져 있어서 차갑게 먹으니까 좀 밍밍하게 느껴짐. 냉국은 간을 따로 다시 봐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음. 얼음이 녹으면서 농도까지 옅어지니까 이중으로 싱거워지는 느낌이었음. 다음에 하면 이 부분은 미리 감안해야 할 듯.

영양성분이랑 가격이 궁금해져서 한번 찾아봄.

1인분 기준 영양성분 · 가격 (5인분 레시피, recipio 계산)
칼로리40 kcal
탄수화물5.2 g
단백질3.9 g
지방0.1 g
당류0.3 g
나트륨1421 mg
재료비약 2,112원 (5인분 전체)
사 먹으면약 10,300원

가격 보니까 배달 시키는 거보다는 확실히 저렴한 편이라 그 점은 만족스러움. 다만 손이 많이 가는 요리는 아닌데도 콩나물 다듬는 과정에서 시간을 은근 잡아먹어서, 냄비랑 도마랑 칼까지 설거지거리가 생각보다 늘어남. 원팬으로 끝나는 요리 아니라서 그 점은 살짝 아쉬움. 씻고 다듬고 끓이고 나면 뒷정리까지 은근 한 사이클 도는 느낌임.

그래도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눠 먹을 수 있다는 건 확실히 장점임. 한 번 끓여서 뜨겁게도 차갑게도 먹을 수 있으니까 활용도는 나쁘지 않음. 다만 냉국 쪽은 간 조절을 다시 해야 한다는 걸 알았으니 다음엔 좀 더 낫게 나올 듯. 더운 날 속 시원하게 먹을 메뉴 찾는 사람한테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고 생각함.

남은 국물은 밀폐용기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둠. 하루 이틀 안에 마저 처리해야 하는데, 국물류는 오래 두면 콩나물이 흐물흐물해지는 게 눈에 보여서 은근 신경 쓰임. 다음에 또 끓일지는 아직 확신 없음. 맛 자체는 무난했는데 이 더위에 불 앞에 서 있는 시간 자체가 곤욕이었어서, 당분간은 안 끓는 요리 위주로 갈 듯.


다들 더울 때는 뭐 해먹음? 콩나물국 끓여서 냉국으로 넘어가는 거랑, 그냥 처음부터 냉국으로 가는 거 중에 뭐가 나을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