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 스티커 붙는 시간 알아낸 지 한 달쯤 됐음. 저녁 8시 반쯤 가면 마감 임박 코너에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는데 그 직전, 8시 넘자마자 붙이는 타이밍이 있음. 오늘 그 타이밍 맞춰서 나감.
원래 목적은 계란이랑 두부였는데 편의점 들렀다가 계획이 다 틀어짐. CU에서 부추겉절이 비빔밥이라는 게 새로 나와 있길래 집어듦. 4,900원. 비빔밥치고 싸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냥 편의점 도시락 가격대임. CU 부추겉절이 비빔밥 얹은 부추가 많아 보여서 골랐음. 야채 챙겨 먹는다는 명분.
그러고 나서 세븐일레븐도 그냥 지나치질 못함. 마늘불고기랑 함박 같이 들어간 도시락이 신상으로 나왔던데 5,200원. 단백질 두 종류 들어간 게 마음에 들었음. 헬스 하고 나서 저녁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게 매번 일인데 이런 거 하나면 그날은 고민 끝. 마늘불고기&함박 도시락 사진 보고 기대했다가 실물 받으면 늘 살짝 작긴 한데 그러려니 함.
샌드위치 팩도 옆에 있었음. 통밀햄이랑 매콤게살감자 두 맛으로 나온 저가형인데 이건 안 삼. 게살 샌드위치는 예전에 한 번 먹고 속이 좀 이상했던 기억이 있어서 걍 패스. 편견일 수도 있는데 굳이 모험 안 함.
계산대 앞에서
줄 서 있다가 옆에 있던 아저씨가 라면 열 몇 개를 한 번에 담아가는 거 보고 잠깐 딴생각함. 저 정도면 한 달은 버티겠다. 나는 라면 재고를 안 쟁여두는 편인데 그 이유가, 쌓아두면 결국 유통기한 임박해서 몰아 먹게 되고 그러다 질려서 반은 버림. 예전에 열 개짜리 묶음 사놨다가 세 개는 결국 버린 적 있음. 그 뒤로 딱 필요한 만큼만 삼.
원룸 살면 이게 은근 큰 문제임. 뭐든 대용량으로 사면 싸긴 한데 다 못 먹고 냉동실행이고, 냉동실행 된 건 결국 존재를 잊고 몇 달 뒤에 발견됨. 그래서 요즘은 조금 비싸도 그날그날 필요한 만큼만 사는 쪽으로 굳어짐. 헬스 갔다 온 날은 특히 단백질 위주로 골라야 하는데 이게 계획해서 되는 게 아니라 그날 진열대 보고 즉흥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음.
집에 와서 도시락부터 뜯음. 배는 안 고팠는데 그냥 편의점 봉투 여는 순간의 그 느낌이 있음. 함박은 예상보다 짰고 마늘불고기 쪽이 나았음. 비빔밥은 냉장고 넣어두고 내일 점심으로 넘기기로.
설거지거리는 없음. 그거 하나는 확실히 좋음. 원팬으로 뭐 해먹었으면 프라이팬에 도마에 뭐에 최소 세 개는 씻어야 했을 텐데 오늘은 젓가락 하나로 끝. 이게 편의점 도시락의 진짜 장점인 듯. 맛보다 이거.
마트는 결국 안 감. 계란이랑 두부는 다음에.